
#5월 9일
마음을 고쳐먹은 지 1일차, 닉이 우리집 창문 고장난 걸 고쳐준다면서 날 도와주러 왔다.
창문 방충망이 뜯어진 게 아니구 그냥 끼워넣기만 하면 되는 건데 대체 왜 뭔가를 바리바리 사왔다.
알고 보니깐 방충망에 구멍뚫려서 방충망을 새로해야하는지 알았다면서,,
아니 그냥 끼우기만 하면 되는 건데..???
그래서 5초 만에 새로 딱 끼워주고 닉이 사온 건 다시 반품하겠다고 그랬다. 55불 어치나 사왔으니까 제발 환불하세요
그리고 내가 예일타운 간 다음에 예일타운에 푹 빠져서 또 예일타운 가자고 그래서 우버타고 예일타운 갔다.
이제 그만 가야지,, 가서 브런치 메뉴 밖에 안 된대서 브런치 메뉴 시켰는데 예..? 이게 브런치라구요? 너무 헤비하고 배불러서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겼다 그리고 mai tai라는 칵테일을 시켰는데 내가 알바할 때 마셨던 칵테일은 너무 달콤하고 맛있던 거였는데 여기는 너무 술!! 맛이라서 절반 먹고 버렸다. 아까워
날씨는 춥지만 햇빛이 좋아서 뭐할까 하다가 또 요즘 빠진 랍슨 스퀘어 가자! 이러고 갔는데 가는 도중에 말싸움 나가지고 서로 기분 별로 안 좋은 상태로 랍슨 스퀘어에 도착했다가 그냥 그대로 스킵하고 잉베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말싸움은 그냥 흐지부지 끝나고 다시 헤헤 거리다가 버블티 마심
말싸움 주제는 우리의 관계는 어디로 갈 것인가?
나에게 사랑은 투자같다. 미래가 없는 사람과는 사귀고 싶지 않다. 그런데 닉과는 미래를 그리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 닉에게 너는 나랑 왜 사귀냐고 정말 진지하게 물어봤는데 닉은 모든 관계는 의미가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 맞는 말이지만 모든 게 가르침을 주고 의미를 주니깐 연애를 한다는 건 나에게는 너무 무책임하고 현재만을 즐기는 대답처럼 느껴졌다.
관계가 의미 있는 건 좋으나 나는 끝난 관계에서 의미를 찾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짜증내고 계속 얘기하다가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 나는 졸업을 하면 내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된다. 내가 너와 함께라면 밴쿠버에 다시 돌아오는 것도 생각하는 옵션에 넣어야하지 않겠냐 닉은 너가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우리 관계가 끝나는 게 아니고 나는 너랑 있는 게 좋고, 너랑 헤어지고 싶지 않다. 그러나 너가 나와 헤어지고 싶다면 너 뜻을 따를거라서 너에게 그 다음 대답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너가 돌아가고 나서 우리는 계속 우리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거라고 그랬다.
맞는 말이고 우리는 정말 별 것도 아닌 걸로 영화를 찍었다. 남자 때문에 내 인생을 바꾸는 건 정말 무모한 짓이다. 그런데 그러면 누가 관계를 지켜나가는 걸까? 사람들은 그냥 흐르는 대로 살고 그 때 사겼던 남자와는 관계를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관계에 정답이 없지만 나는 관계를 물 흐르는대로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나는 관계를 아끼고 지켜나가도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더 어렵다. 생각이 많아져서
아무튼 닉의 말이 나를 납득시켰기에 우리는 잉글리쉬 베이에 가서 버블티를 마시며 바람을 쐬고 둘다 배터리가 5퍼 10퍼라서 우리집에 충전하러 왔다. 근데 둘다 피곤했는지 잠들어버렸다.
사실 오늘의 목적은 삼겹살이었는데 ㅠㅠ 너무 늦게 일어나서 닉네 동네에 가면 한인 마트가 닫을 것 같아서 나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왜냐면 일주일 전부터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었기 때문... 그래서 우리는 우리 집 근처 한인마트 가서 삼겹살이랑 여러가지 산 다음에 닉 집까지 갔다.
그리고 집 도착하자마자 삼겹살 구워먹은 다음에 나는 행복해졌다.
단순하게 사는 게 좋은 건데 나는 너무 생각이 많은 경향이 있다.